‘무거운 중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특성은 드론이 무인(無人)비행체로 개발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자칫 한계로 작용할 수 있는 이 점을 역으로 이용, 사람이 직접 할 수 없거나 하기 힘든 일을 수행하도록 개발된 것이다.
군용(軍用) 드론은 이런 점에서 드론의 가장 전형적 활용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적군을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선 정찰·유인·공격 등 어떤 활동이든 인명 손상과 직결되므로 드론이 그 임무를 대신할 수 있다면 군사력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최근엔 경찰에서도 드론 활용 빈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무기 소지자와의 접촉 시도나 광범위한 지역 수색 등에서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위엔 군사용 드론, 아래 왼쪽엔 오지탐험하는 드론, 아래 오른쪽엔 택배 배달하는 드론 모습입니다.
민간 분야에서의 드론은 영상 촬영 분야의 ‘미션 임파서블’을 가능하게 해준다. 지난 2011년 미국 월스트리트의 ‘점령하라(Occupy)’ 시위를 생중계한 드론 ‘오큐콥터(Occucopter)’는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밀렵꾼을 감시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한국에선 지난해 2월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당시 드론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그뿐 아니다. 화산 분화구나 바다 소용돌이 등을 위에서 내려찍는 영상도 카메라 탑재 드론을 통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엔 가볍고 견고한 탄소섬유 복합체를 소재로 한 드론의 등장으로 탑재 가능한 화물 용량이 늘어나 택배 분야의 ‘미션’을 수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독일 운송 기업 DHL이 띄운 드론은 악천후로 접근조차 어려웠던 섬 지역에 식량과 약품을 전달하는 택배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도 했다.
드론은 종종 재밌거나 로맨틱한 용도로도 쓰여 화제를 모은다. 지난 2013년 영국 런던의 한 레스토랑에 등장한 ‘웨이터 드론’은 손님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주문한 초밥을 정확히 실어 테이블까지 나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겨울 미국과 유럽 일부 지역에선 ‘겨우살이 다발 밑에서 키스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에 기초해 드론을 활용, 연인 고객 머리 위로 겨우살이 다발을 날라주고 실제로 키스한 커플은 촬영해 비디오 클립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드론의 가장 강력한 특성은 ‘수직상승비행’에 있다. 수직상승비행은 드론의 ‘부모’ 격인 헬리콥터, 그보다 훨씬 더 전신(前身)에 해당하는 나선(spiral) 회전 프로펠러 응용 장난감과 실험적 비행체의 계보를 잇는 공통점이기도 하다. 탑재 가능 용량이 크지 않다는 한계만 개선된다면 드론은 자가용과 같은 소규모 비행체로 개발될 수도 있을 것이다. 활주로가 필요 없으니 집 마당에서 띄워 올려 회사 현관 앞에 착지시킬 수도 있다. 교통 체증 때문에 짜증 낼 일도 없고, 창공을 시원하게 가르며 출퇴근할 수 있어 직장 생활은 한층 즐거워질 것이다. 공상과학소설에 종종 등장하는 ‘1인 비행체’가 머지않아 실현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