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산업과 관련, 한편에선 “다른 정보통신기술(ICT)나 모바일 산업처럼 드론 산업을 국가적으로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닌 게 아니라 드론은 다양한 IT 기술의 총체라 할 만하다. 비행체로서의 하드웨어인 외형에 △‘비행 장치’로 대표되는 비행 관련 기술 △무선 신호로 기체를 움직이는 원격제어 기술 △드론 자체의 임무 수행과 관련된 데이터 처리 등 무수한 IT 기술이 결합돼 있기 때문. 특히 드론을 쉽고 정확하게 움직이게 하려면 인간을 대신해 컴퓨터가 해줘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드론은 몇 쌍의 프로펠러를 이용해 날고 움직인다. 이 프로펠러들의 회전 방향과 속도 조절 정도에 따라 뜨고 내리며 공중에 머물러 있거나 방향을 바꾸는 등의 모든 동작이 조절된다. 취미 수준의 드론 조종에선 이 모든 과정에 사람이 개입한다. 하지만 드론이 보다 본격적으로 이용될 경우 지금까지처럼 사람이 전적으로 조종을 맡게 되면 일이 너무 많아져 집중력 저하 현상이 나타나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바로 이 과정에서 드론 관련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바람 세기나 지표면·목표물·장애물 등과의 거리, 프로펠러별 작동 상태, 조종자가 제시하는 방향으로의 진행 등 다양한 요인에 관한 정보를 재빨리 처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유무가 드론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엔 스마트 기기용 앱을 활용한 드론 조종 소프트웨어가 각광 받고 있기도 하다.
“기존 헬리콥터 모형은 작동하기 매우 복잡합니다. 사람이 헬리콥터 장치를 일일이 조정해 기체를 띄워 올리는 건 불가능하죠. 복잡한 기계를 최대한 단순하게 만드는 게 바로 소프트웨어입니다. 소프트웨어는 드론이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감지하고 방향을 잡아갑니다.” 호르디 무뇨스(Jordi Munoz) 3D로보틱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8일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뇨스의 발언에서도 ‘드론 개발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개발’이란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정보통신·처리 기술 강국’ 한국의 드론 산업 진출 가능성이 여전히 희망적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