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호선 발산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이하 호서직업학교). 이 곳은 1993년 설립 이래 99.1%의 취업률을 자랑하는 등 취업사관학교로 명성이 높다. 최근 코로나19로 실습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호서직업학교는 철저한 방역 하에 실습 수업을 진행하며 취업사관학교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취업률·실습수업에 강점
지난 9월 30일 방문한 호서직업학교는 일반적인 직업학교와 규모가 달랐다. 이전에 봤던 직업학교는 건물 1~2개동을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호서직업학교는 1~3호관의 건물에 2개의 별관, 그리고 기숙사도 보유하고 있었다. 규모만 보면 운동장이 없는 전문대 수준 이상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이는 학생 규모로도 확인할 수 있다. 호서직업학교의 학생수는 2550명(전문학사 1900명, 학사과정 350명, 국비지원 직업훈련과정 300명)으로 왠만한 전문대 이상의 정원을 확보하고 있다. 전임교원수도 286명에 달하며, 이들 중 96% 이상이 석·박사 이상의 학위와 실무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실습 위주의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4년제 대학교의 경우 이론과 실습의 비중이 7:3 이라면 호서직업학교는 3:7 비중에 자격증 확보가 목표다.
코로나19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던 지난해부터 직업계고나 전문대들은 실습 수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호서직업학교도 지난해까지 실습 수업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올해 1학기 부분적으로 실습수업을 늘렸고, 2학기부터는 철저한 방역 하에 실습 수업을 확대해 진행중이다. 직업학교의 특성상 실습수업이 부족하면 취업이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상범 호서직업학교 부학장은 "1993년 개교이래 26년간 기록한 99.1%라는 높은 취업률은 실무중심의 수업과 대외협력센터·학과별 취업담당교수의 추천제 등의 영향"이라며 "실무능력과 인성을 갖추고, 산업 수요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학교의 비전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등 다양한 학과도 주목
호서직업학교는 기존 학교에서 찾을 수 없는 다양한 학과가 강점으로 꼽힌다. 이날 방문한 2호관에는 반려동물과 관련한 시설과 수업들이 진행중이었다. 4층에는 도마뱀, 토끼를 비롯해 다양한 특수동물과 관련 수업이 이뤄졌다. 지하 1층에 위치한 동물행동교정실습실에서는 가정견의 행동교정과 관련한 수업을 진행하는 등 다른 학교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독특하고 다양한 실습 교육이 진행됐다.
현재 동물병원에 들어서면 진료·치료를 담당하는 수의사와 함께 간호사 격으로 보이는 보조 인력들이 존재하지만, 지금까지 이들에게 별다른 자격요건은 없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년 3월부터 동물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자격인 '동물보건사'가 생긴다. 미국 등 반려동물 문화가 성숙한 국가에서 수의테크니션으로 불리는 전문 인력이 한국에서도 제도화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호서직업학교는 반려동물관리과정과 동물보건관리과정이 있는데 해당과정은 내년도 신설되는 동물보건사 자격증과 연관이 깊다는 점에서 자격증 취득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유빈 학생(22세, 동물보건과정)은 "동물보건사 자격이 내년에 생기면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호서전문학교는 실습수업이 많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사이버해킹보안과 같이 4년제나 전문대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학과 등이 존재하고, 호텔 관련학과는 식음료, 조리, 제과제빵, 카지노 등 세분화·전문화 돼 있다는 점도 호서직업학교의 강점으로 보였다.
이자민 학생(20세, 호텔제과제빵과정)은 "이전에는 공무원을 생각하다가 고등학교 때 위탁학생으로 오면서 제과제빵에 대한 관심이 생겨 진학하게 됐다"며 "디저트 베이커리를 배우고 나중에는 창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