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학장 이운희·old.shoseo.ac.kr). 자타가 공인하는 맞춤 직업교육의 산실이다. 강산이
두 번 변하도록 ‘취업 중심학교’의 원칙을 고수해온 이곳엔 엄청난 잠재력이 숨 쉬고 있다.
꼭 20년 전 출발한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는 수도권 인재를 흡수해 ‘산업전사’로 키워내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1993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허름한 건물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1만4500명의 학생을 배출해 냈다. 다른 전문학교의 성장이 지지부진할 때 20년간 양과 질 면에서 모두 발전을
이룬 비결은 뭘까. 그 ‘내공’을 듣기 위해 등촌동으로 갔다.
14년 연속 취업률 100%… 격이 다른 실습 인프라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는 실무중심 교육으로 취업률 100%를 지향하는 2년제와 직장인을 대상으로 주1일 학사과정을 운영하는
취업전문교육기관이다. 등촌동 제1캠퍼스와 파주 제2캠퍼스에서 동시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졸업하면 4년제 대학 3학년으로 편입 가능한 전문학사학위를 받으며 2년 만에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월반이 가능한 특별한 교육 기관이다. 이
학교는 지난해 국가평생교육원으로부터 전국 전문학교 중 최초로 학점은행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취업 명문학교’란 이미지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졸업생 중 군입대자와 4년제 대학 편입 및 대학원 진학생을 제외한 졸업생 전원이 취업대상자로서 14년 연속 100% 취업에
성공했다.
주1일 학사학위과정이 있고, 전문학사과정은 △IT학부 △디자인학부 △항공관광학부 △경영학부 △호텔학부 △게임학부
△패션학부 △미용예술학부 △애완동물학부로 총 9개 학부다. 학부별로 사이버해킹보안과, 시각영상디자인과, 항공서비스과, 호텔조리과, 게임제작과,
패션스타일리스트과, 특수동물사육전공 등 27개 과정이 운영된다. 모두 최근 산업현장에서 수요가 늘어나는 특성화 학과다.
첨단시설에서 80% 실무교육 중점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의 실무교육 인프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파주 제2캠퍼스는 최근 수십 종의 살아있는 곤충을 체험할 수 있는 ‘서울호서곤충과학관’을 개관했다. 1700여 종의 국내외 희귀곤충 표본전시실,
곤충연구실, 곤충사육실이 마련돼 있다.
올해 신설된 항공서비스과의 경우 A380 비행기를 동일하게 재현한 항공객실훈련센터를
개관했다. 복층구조의 기내실습실, 비상탈출 시설까지 갖춘 항공객실승무원 훈련센터다. 항공서비스과 학생들은 승무원 복장을 하고 실제와 동일한
환경에서 기내서비스, 비상탈출, 인사법, 워킹연습 등 예비 승무원으로서의 기본기를 다진다.
2011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이버해킹보안 관제센터를 오픈했다. 사이버해킹보안과 학생들은 최신 장비를 갖춘 보안관제센터에서 관제영상시스템의 모니터를 보며 드라마 속 사이버
수사대처럼 진지하게 교수들의 설명을 듣는다.
호텔학부에서는 2011년 러시아국제요리대회. 2012년 독일의 IKA 세계요리올림픽,
2013년 홍콩과 말레이시아 국제요리대회에서 메달행진으로 한국 출전 최고의 성적으로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요리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게임학부 학생들도 단순히 게임 제작과 기획을 배우는 것을 넘어 컴퓨터와 태블릿PC를 가지고 의견을 나누며 직접 게임을
개발한다. ‘지구를 지켜라’ ‘과일동산’ ‘컬러꾹꾹’ ‘도형꾹꾹’ ‘핸드브레이크’ ‘비밀의 방’ 등은 애플리케이션 게임이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다.
시각영상디자인과는 수많은 산관학프로젝트를 통해 세계적인 상표 아디다스, 리복 등 의류캐릭터디자인 18점이 전 세계에
선보였으며 국가기관인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동의보감 400주년 엠블럼을 제작했고 대한항공 대학생디자인 공모전 본선에 진출한 상태다.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의 수업은 학과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실무 80%에 이론 20%를 결합해 실무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실습보다 이론 비중이 높은 일반 대학과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각 분야의 실무전문가 교수진이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한 실무중심
교육을 한다.
학생들은 협력이 체결된 해외 유수대학에서 연수를 받기도 한다. 영국 노팅엄트랜트대, 호주 모나시대, 태국 두싯타니대
등 11개국 23개 대학과 협력관계를 맺고 실질적인 교육교류협정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18회, 금년 10월까지만 해도 작년의 2배에
가까운 30회의 국제 교육교류가 이뤄졌다.
▼ 이운희 학장 인터뷰 ▼ 신뢰바탕, 인성교육 중심으로 사회봉사에도
매진
이운희 학장
“직업은 구하는 것(Find Job)이 아니라, 선택 하는
것(Choice Job)입니다. 입사 후 실전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인재들을 양성한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지요.”
이운희
학장은 학교의 모토(실무에 바로 투입될 인재양성)처럼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람 같았다. 그는 학교의 최대 강점으로 ‘전공분야의 빠른 취업’을
꼽았다. 특성화된 실무교육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지금까지 본교의 교육이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교육과 일맥상통한다고 했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 선진국 기술교육을 지향하는 그이지만, 제도권 교육기관과의 차별에는 아쉬움이 많다.
그는 “국내 전문학교는
전문대학과 달리 교육법에 의한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고 학자금 대출도 안 된다”며 “제도상의 장벽은 인재양성과 글로벌화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20년 성장의 비결을 알려 달라고 하니, 에둘러 답하지 않았다. “3가지라고 생각해요. 실무교육에
투자를 많이 한 점, 제대로 된 직업교육기관이 절실하다는 시대 흐름에 맞춘 글로벌교육, 올바른 인성교육을 위해 졸업을 위해선 필수로 30시간
사회봉사활동을 학칙으로 삼은 점입니다.”
이 학장은 또 타 대학과의 차별화된 학교시스템에 대해 자신 있게 소개했다. “280여
곳의 주요기업과 산학협력을 통한 쌍방향 교육, 4년제 대학과 거의 맞먹는 수업시간(2년간 2200시간), 영어·일어·중국어 등 1인 1외국어
교육, 매년 15억 원 수준의 장학금 지급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자주 소통하는가’라는 질문에도 즉답이
돌아왔다. “2박 3일간 진행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는 2000여 명이나 되는 신입생들의 방을 일일이 찾아다닙니다. 학기마다 강의실을
다니면서 아이스크림, 음료수를 나누어주고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요. 교내에선 학생들이 저만치서 달려와 ‘학장님, 언제 아이스크림 주러
오세요?’ 하며 어리광을 피우기도 합니다.(웃음)”
한편 세계도덕재무장 한국본부 부총재를 역임하고 있는 이 학장은 지난해 청소년
육성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