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이솔 기자) '언성 히어로', 빛나지는 않지만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사람을 칭하는 용어다.
지난 21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 지스타에서도 카카오게임즈, 앤젤게임즈 등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빛났던' 슈퍼 히어로들이 있던 반면, 화려하지는 않았으나 '꾸준히'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많은 인디게임사 및 게임관련 단체도 볼 수 있었다.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또한 이번 지스타에 참가한 '게임 관련' 단체 중 하나다. 게임 기획부터 제작까지 일련의 과정 속에서 노력한 학생들의 땀방울을 이번 지스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호서직업전문학교의 부스에서는 얼라이브 원, 웨이 백 홈, V-랑 등 학생들의 참신함을 담은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됐다.
VR 공포게임인 웨이 백 홈(Way back home)은 어두워진 지하철 내 어디서 나올 지 모르는 귀신들로부터 살아남아 집으로 향하는 게임으로, 손전등 하나에 의존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10분여의 시간 동안 우리에게 서늘한 공포를 선사해주는 해당 게임은 유니티 엔진을 통해 한 달 간의 고민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인터뷰에 응한 김두한 학생(3학년)은 "평소에 많은 사람들이 접하는 '지하철'이라는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두려움을 표현했다"고 해당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작품이 어디서 영감을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과거 '프레디의 피자가게'라는 게임을 꼽았다.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가게를 지키는 경비원이 '애니메트로닉스'의 침입을 저지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게임이다. 조작 자체는 단순하나 독특한 게임 플레이 방식과 더불어 특유의 '점프스케어'로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는 "공포 게임이라는 주제를 떠올렸을 때, 프레디의 피자가게와 유사한 게임을 만들고자 생각했는데, VR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이를 극대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게임 내에는 '프레디의 피자가게'의 애니메트로닉스처럼 다양한 귀신들이 있었다. 카메라로만 볼 수 있는 귀신과 더불어 플래시에 놀라서 도망가는 귀신 등 각 귀신들은 독특한 공략법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개발이 순탄한 것은 아니였다. 김두한 학생은 "VR게임의 특성 상, 개발 과정에서 유령이 플레이어를 발견하는 기능을 만들 때, 그리고 플레이어의 동작이 불규칙한 상황에서 이를 제약할 때 다소 어려움이 따랐다"고 전했다.
PC에서 키보드-마우스의 조작처럼, VR게임의 모션 캡쳐 및 동작은 게임 플레이의 쾌적도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다. 의도하는 대로 캐릭터가 움직여야 원하는 플레이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때로는 게임의 규칙을 벗어나는 '돌발 행동'을 막아야 각종 버그 활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의 체험을 옮기면서도 현실과는 달라야 하는 것이다.
멋진 게임을 만들어낸 그는 "공포게임에 이어 앞으로는 그래픽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화려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공포'에 떨었던 게이머에게 호서전문학교가 선사하는 또 다른 게임은 얼라이브 원이었다. 호쾌한 액션과 더불어 속도감 있는 게임성을 자랑하는 보스 레이드 형식의 3인칭 액션 슈팅 게임이다.
작품의 전체적인 내용은 자신의 기지를 침략한 거대 몬스터(보스)에 맞서 이를 처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전투를 그렸다.
게임의 특징 중 하나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패턴이다. 인터뷰에 응한 강찬형 학생(3학년)은 게임의 장점으로 다른 게임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실시간 변화' 패턴을 꼽았다. 이는 매 번 반복되는 패턴으로 인한 플레이어의 지루함을 줄이려는 시도였다.
이에 대한 유저들의 호기심은 상당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 플레이를 위해 부스를 방문했다.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는 플레이어 또한 권총과 곡사포 등의 무기로 적을 상대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곡사포는 탄도학을 적용, 거리 계산을 통해 보스의 약점에 데미지를 쏟아넣을 수 있는 독특한 무기였다.
보스 또한 피격 부위별로 데미지를 다르게 입는 '부위(파괴)'시스템을 도입, 전투의 지루함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려는 다양한 시도를 볼 수 있었다.
강찬형 학생은 "개발 과정에서 8주가 걸렸다. 모든 작업이 순탄치 않았지만 게이머분들께서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액션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바일게임의 약진으로 키보드를 활용하는 PC 게임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게임업계에 나서게 될 텐데, 이런 PC기반 게임들을 다시금 부흥시키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대형 게임사들의 축제' 지스타. 그러나 코로나19로 이러한 큰 게임사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이들의 자리를 대신해 많은 관심을 받는 인디 게임사 및 게임관련 단체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