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주도 촌놈이다. 어릴 적, 그림 그리는 도구도 변변치 않은 곳에서 태어났지만 열심히 노력해 2004년 서울C대학교 동양화과에 입학하였다. 허나, 동양화의 매력 때문에 섣불리 택한 전공의 탓일까... 나의 대학생활은 술과 방황으로 꽉 찼었다. 그러다 답을 찾지 못한 채 군에 입대하게 되었고, 시간이 흐르고 나에 대한 깊은 성찰이 끝나고 보니 나의 가슴엔 '디자인'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때부터 나는 디자인계의 흐름과 나의 진로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하였고, 현 디자인계가 능력위주의 인재 찾기가 우선시 되고 있으며, 학벌을 자기만족을 위한 뱃지 정도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실례로 현 디자이너들도 깜짝 놀랄 만큼 훌륭한 일반인들의 디자인이 쏟아져 나오고, 실제로 상용화되고 있었다.
이러한 흐름을 느끼고 나는 대학교뿐 만 아니라 전문대학 등 가리지 않고 정보 수집을 했고, 그러던 도중에 전문학교란 곳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접근했지만, 학점은행제로 대학편입, 대학원진학 그리고 놀라운 취업률까지...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철저한 조사를 끝내고 부모님께 동의를 구하였고, 처음엔 반대가 심하던 부모님들도 어느새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시고는 4년제 대학의 포기와 새로운 도전에 대해 승낙 하셨다.
휴가를 나와 서울에 왔을 때 본교에 먼저 발을 디뎠다. 처음 학교를 맞이 했을때 학교의 규모가 작았기에 혹시나 내가 자라기에 작은 화분이 아닐까 의구심이 들었다. 허나, 부딪혀보지도 않고 판단할 필요는 없었기에 교수님과의 면접에 선뜻 응했다. 교수님과의 면접 후, 나는 확신과 희열을 느꼈다. 더 이상 다른 곳에 면접을 갈 필요가 없었다.
학교에 대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대중매체에서 보여주지 못한 실제 본교의 모습은 상상 이상이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이 작은 화분은 교수님과 주변 동료들과 친밀하고 똘똘 뭉칠 수 있는 응집력을 선사하며, 알찬 나만의 열매를 맺기에 충분한 물을 뿌려주고 있다. 놀랍고 행복하다. 이처럼 나를 짧은 시간동안 예비 디자이너로써 멋지게 성장을 시킬 수 있는 학교가 또 있을까?
디자이너를 꿈꾸는 분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확인해 보고 싶다면 지금 문을 두드려 보라! 제발! 자신의 빛을 내뿜지도 못한 채 집안 보석함에 자리 잡은 어리석은 보석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